가위를 처음 잡은건 5학년때.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 하지만 그말을 전부 이발사에게 돌려주려 한다. 아무리 잘난 이발사라고 해도 불가능한거다. 자기 머리카락을 자른다는건. 매일 보는 작업, 어려울것 없어보이는 가위질 이었다. 호기롭게 아버지의 이발을 맡겠다 내뱉었지만 첫 작품은 그야말로 엉망 이었다. 가능하다면 머리카락을 도로 붙이고 싶었다. 진땀이 흘렀다. 머리카락을 정돈해주고 밥을 벌어먹고 있다. 런 사람의 머리 모양이 저래서야 얼마 뒤에는 굶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뒤통수를 때렸다. 그날 이후로 아닌척 이상한 머리모양의 이발사의 손을 눈으로 쫓았다. 정작 끔찍한 일을 당한 당사자인 이발사는 이발중 손님과 하는 잡담 소재가 늘었다며 좋아하는 눈치였지만 말이다. 까딱하면 그 근처에서 이상한 머리모양으로 유명세를 떨칠뻔한 이발사는 얼마 안가 평범한 머리모양으로 돌아온 탓에 아들과의 술자리에서 가끔 튀어나오는 안주거리로 남았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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